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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담장이 풀



<담장이풀>

전철 속 옆자리, 아주머니 품속에

꼬맹이 한 녀석이 붙어 있다

벽에 붙어 있는 담장이풀 같이

흔들리면서 나풀거리면서


힘이 넘치는 담장이풀은

내 벽으로 넘어 온다

내 뺨을 만지는 솜털 조막손

외롭던 나는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래, 담장이는 벽이 외로울까봐

벽의 외로움을 덮어주려고

벽에 붙어 자라는 것이다


벽의 큰 외로움을 품기에는

너무나 작은 조막손

그래서 무수히 많은 잎을 내놓는 것이다


몇 번이고 와 닿는 포근한 조막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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