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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하여

행복에 관하여

 

어떻게 하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우리들은 경제적 여유가 좋아지면, 더 행복해지리라고 생각한다. 학자들은 이 주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경제적 여유를 꼽는 비율이 유럽국가에 비해 훨씬 높게 나왔다. 이것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물질적 가치를 행복과 연결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미국의 오이시 등 세명의 학자들이 소득불평등과 행복의 관계를 조사 연구한 결과, 빈부격차가 커지게 되면 평균이하 하위그룹의 사람들이 불행을 더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불행을 느끼는 이유를 조사해 보니 빈부자체보다는 세상이 공정하지 않고 신뢰가 없다라는 생각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조사들을 음미해 보면, 행복의 조건이 경제적 여유 이외에도 다양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뿐만 아니라 중요한 조건이 나라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도 말해 준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행복의 조건으로 120가지도 넘게 거론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방글라데시 사람들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행복의 조건을 못 갖추어서가 아니다. 나보다 더 나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나의 부족함을 인식하는 상대적 열등감 때문이다. 행복과 불행은 상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마음의 문제이고, 생각하는 태도의 문제이다.

 

비행기 사고로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사람이 인터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는 그 사고를 통하여 삶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일에 너무 쫒겨 다니며 자신과 가족에게 너무나 무심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과 가족에게 더 충실한 삶을 살겠다고 의지를 밝히는 내용이었다. 어떤 재벌 기업인이 중병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그는 충격에 빠져 자신의 삶을 뼛속 깊이 되뇌어 보았다. 그동안 그는 너무나 자기 중심적으로 살았고 부의 축적에만 온 정성을 쏟았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웃에 관심을 갖고 세상을 위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웃사랑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병도 고쳐 오래도록 장수하였다. 행복을 느끼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은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같은 자극이라도 모두 다르게 반응한다. 대학 입학시험에 불합격하더라도 재수해서 한 번 더 도전할거야.’ 하며 의지를 불태우는 긍정적인 학생이 있는가 하면, 자살을 생각하는 비관적인 학생도 있다. 학생마다 반응이 제각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이렇게 자극에 따라 반응하는 차이가 사람의 성격이다. 기계나 컴퓨터는 같은 자료가 투입되면 같은 결과가 나오지만, 사람은 다르다. 같은 자극이라도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 시스템이 사람이다. 이 시스템이 태도를 결정한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이 태도로 결정된다. 이 시스템은 부모를 포함한 가족들, 학교 친구들, 사회 구성원들을 통해 배우고, 반응하면서 형성이 된다. 그것이 학습과 교육이다.

 

왼팔이 부러진 손녀를 위로하는 할머니가 부러진 곳이 오른 팔이 아니라 왼팔이어서 고맙고, 발이 아니라 팔이어서 고맙습니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생각에 따라 불행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스템의 차이다. 불행은 연단의 기회일 수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돌아보면 행운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환난 가운데에서도 위로가 가득하고 기쁨이 넘칠 수가 있다. 행복과 불행은 조건의 차이보다는 오히려 성격 시스템의 차이가 더 크게 작용한다. 좋은 반응시스템을 가진 사람은 어떤 음식에서나 맛을 느끼듯이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긍정적 시스템을 갖도록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에 가상현실이나 약을 통해 행복을 더 느낄 수 있게 발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복은 인간의 가치와 태도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