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에 대한 소회

칼럼 2018.08.13 15:55 Posted by 사랑 태평짱

 ‘촛불혁명’은 잘못된 표현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 용어를 즐겨 사용하고 있고, 지난 유엔 연설에서도 ‘촛불혁명’의 위대함을 언급하였다. 이는 국민들이 기존 정부를 촛불로 중단시키고, 그 결과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이 마치 혁명과 같다는 얘기이며, 이에 강한 긍지를 느껴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몇 가지 상상을 해 본다. 

  먼저 ‘촛불혁명’을 자랑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강한 민주주의 성향과 우리나라의 드높은 민주 절차를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촛불혁명’이란 국가의 권력이 ‘국민에 의해서 바뀌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었지만, 직무를 잘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그 막강한 권력을 헌법절차에 따라 바꾼 것이다. 명예혁명과 같다. 국민의 힘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국민의 힘이 두렵다는 것을 안다는 얘기다. 그래서 과거의 그 어떤 대통령보다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선거를 통하여) 권력의 대리자로서의 권한을 위임받는다. 그래서 대통령은 그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 항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하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불편부당,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 ‘촛불혁명’이라는 용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이런 인식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문 대통령은 직무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하고, 전체국민의 통합의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지도 갖고 있을 것이다.

  혁명은 개혁을 해야 성공한다. 적폐 청산만 가지고는 성공하지 못한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이란 표현을 통하여 개혁의 의지를 단호히 하려는 것이 아닐까. 독일은 통일 이후 과중한 노동비용과 사회복지 부담 등으로 유럽의 병자라는 불명예를 안고 2000년대를 맞았다. 저성장, 높은 실업률, 만성적 재정 적자 등으로 국가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었다.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3년에 ‘아젠다 2010’을 시작하였다.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SPD)은 자율적 경쟁보다는 사회적 연대성을 지향하는 정당이다. 그러나 ‘아젠다 2010’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재정 개혁과 함께 노동비용 감소와 사회보장 축소 등의 개혁에 중점이 주어졌다. 따라서 지지기반인 노동조합과 사민당 내에서도 반대가 심하였다. 결국 슈뢰더 총리는 2005년 선거에서 중도 우파에 패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슈뢰더 총리는 “개혁은 당연히 필요하고 정당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혁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패배를 후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 덕분에 독일은 오늘날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으로 회생하였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그것은 슈뢰더 총리가 당파나 선거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통령은 소수 야당의 지지로 선출되었지만, ‘아젠다 2010’을 지지해 총리를 도왔다. 후임인 앙헬라 메르켈 총리는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아젠다 2010’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열게 해 준 슈뢰더 총리께 감사드린다.”며, 정책을 그대로 이어갔다. 정강정책으로 다투고 싸우는 것이 정파이지만, 정치지도자들의 최고의 가치는 국가와 국민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당시의 독일과 흡사한데, 문재인 정부는 ‘아젠다 2010’과 같은 개혁 작업을 아주 잘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우선 슈뢰더 총리와 달리 임기 5년이 보장된 대통령이다. 또한 가장 큰 과제가 노동 유연화인데 노조 세력을 설득할 수 있는 최상의 정부다. 그동안의 투쟁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머무르지 말고, 미래를 위하여 양보를 얻어 내는, 서로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교육 개혁도 전교조 세력 설득이 관건인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최상의 정부가 문재인 정부다. 교사들의 노동권 향상에 머무르지 말고, 미래 세대의 약진을 위한 백년대계인 교육을 먼저 생각했으면 한다. 정권을 창출했다고 해서 과실의 향유에 머무르지 말고, 나라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선한 관리자라 할 것이다. 독일도 1998년 12월부터 ‘일자리를 위한 연대’라는 노사정위원회를 운영하였으나 실패한 이후 그 개혁을 시작했다고 한다. 

  ‘촛불혁명’이라는 말은 문 대통령의 주술과 같은 것이리라. ‘촛불인 국민을 경외하리라.’ 편협한 집단이기주의 때문에 돌파가 어려운 현안과제들을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혁명적으로 바꾸리라.’ 그래서 ‘촛불혁명’을 행동으로 증명해주기를 바란다. 한국을 다시 도약시킬 한국의 슈뢰더를 보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게재 2017.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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