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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세상

비전에 관하여

어떤 처녀에게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아직 확실한 직업도 없고 그의 집안이 가난하여 부모는 결혼을 강하게 반대한다. 부모들이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선으로 들어온 대기업의 아들을 사위로 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결국 처녀는 대기업의 아들과 결혼한다. 멜로드라마에 많이 등장하는 설정이다. 결혼 후 생활은 남부러울 것이 없게 넉넉하지만, 부부관계나 가정에는 늘 찬바람이 분다. 세월이 흐르면서 대기업은 망하게 되고, 가정도 불행하게 된다. 사랑했던 남자는 크게 성공하여 사회적으로 부러움을 받는 사람이 된다. 이 설정에서 처녀의 부모들이 가난한 청년의 씨앗에서 울창하게 자랄 나무를 볼 수 있었다면, 그래서 사위로 삼았더라면, 딸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고, 사위가 나날이 성공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미래를 보지 못해서 모두가 어려운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전은 눈에 보이는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려면, 예측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예측은 근거 없는 추론이나 감성적인 예언과는 다르다. 예측은 틀릴 수도 있지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천재들이 더 잘 예측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미국의 어떤 조사에 의하면 천재들 주식투자클럽의 15년간 연 수익률은 2.5%로서 평균주가지수 상승률인 연 15.3%에도 훨씬 못 미쳤다는 것이다. 머리가 좋다고 예측을 잘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예측은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다.

예측은 어렵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사람은 좋은 행동을 하기 위해 예측을 해야 한다. 새해가 되면, 여기저기서 새해 경제전망을 하고, 이런 저런 전문가들이 새해의 트렌드를 얘기한다. 개인이나 회사들도 연간 계획을 세우고, 정부도 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 등을 예측한다. 더 잘 살고, 더 잘 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 수정하고 또 수정한다. 그래도 연말이면 여전히 틀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예측은 해야 한다.

기업의 CEO들은 비전을 가져야 한다. 세상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성장한다. 우리 산업이 뒤쳐져 있던 경제발전 초기에 기업들이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산업에 투자를 시작할 때, 그 때 CEO들은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았고, 그 비전을 믿고 기적을 이루었다. 성공하는 CEO나 국가지도자들은 이런 남다른 예측력을 가지고 있다. 미래 예측력은 창조적인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역량으로 손꼽힌다.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은 이런 예측력이 풍부한 지도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측력을 기르기 위해 공부도 한다. 이름하여 미래학이다. 지금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서 유수한 글로벌기업들과 무한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선점과 이를 위한 전략수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외국 굴지의 기업들이 미래예측과 전략을 전담하는 전문가 임원을 영입하는 이유이다.

예측력을 보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상력이다. 우수한 축구팀의 선수들은 강한 신체, 우수한 경기기술, 정신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 들어갔을 때, 순간순간 다가오는 공격과 수비의 위치 선정, 즉 찬스를 만드는 것은 상상력이라고 한다. 상상력은 배워서 얻은 지식이나 습관보다 중요하다. 상상력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본능 같은 것이다.

풍부한 상상력은 창의적인 생각의 원천이다. 상상력은 현실을 뛰어 넘고, 장벽을 뛰어 넘는다. 상상력은 비전을 만들고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건강하게 견딘 몸이 아니라 미래를 믿은 희망이이었다고 한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강력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비전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 힘이요, 기적을 만드는 요체이다.

출처 : 중소기업투데이(http://www.sbiz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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