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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구 경북 국회의원님들께 아룁니다  

대구 경북 국회의원님들께 아룁니다

 

  대구 경북 출신 국회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드배치지역이 성주로 결정되는 정부 발표가 있기 몇 시간 전 정부결정에 강력 항의하는 의원님들을 TV화면에서 보았습니다. 이런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역 주민들은 박수를 보냈을지 모르나, 대다수 국민들은 참담함과 함께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여러분들은 대부분 집권당인 여당 의원이며, 그 중에서도 핵심 실세들인 친박 의원들이 많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중국과의 친분관계가 깨질까 노심초사 하시면서 북한핵 및 미사일 위협의 실질적 대응을 위해 이런 결정을 하셨습니다. 이는 국가위기의 안보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지역의 문제로 좌우될 일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대사라는 것을 다 압니다.

  
여러분들은 현재 국가를 이끌어 가는 집권세력으로서 국가운영에 있어서 제3자가 아니라 운영주체입니다. 여러분들은 정부 공식발표가 있기도 전에 “선정기준을 소상히 밝히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를” 하라고 허공에 외쳐대기만 해서는 안 되는 분들입니다. 기존 군사시설 내에 더 성능이 좋은 미사일 발사대를 추가설치하면서 공청회를 열고 주민과 협의하는 나라는 아마도 지구상에는 없을 듯합니다. 결정에 의문이 들었다면, 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하였는지 자세히 내부적으로 알아보고, 문제가 있으면 내부적 책임을 추궁하고 사후조치를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정책결정에 잘못이 있으면, 기자들 앞에서 핏대를 세운 기백으로 정책 책임자를 추궁하고 대통령께 따지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이 집권정당의 책임정치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중차대한 일을 한다면서 그렇게 조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이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하였습니다. 표라는 먹이 앞에 굶주린 하이에나 같았습니다. 발표 후 최소한 며칠간은 숙고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번과 같이 나라를 버리고 지역을 위해 행동한다면, 일반 국민들은 누구를 믿어야 합니까? 여러분들은 정책결정의 주인 위치에 있습니다. 이번에 의원님들이 발표하신 것은 해당 군수나 지역주민들이 할 내용들입니다. 그런 크지 않은 내용으로 21명이나 되는 정권의 실세분들이 똘똘 뭉쳐서 어마어마하게 행동할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신공항 건설 무산으로 인한 실망에 이어 최근 불거진 대구경북 지역 사드 배치설로 불안감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밝히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으셨습니까? 이는 지역이기주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더 실망스러운 것은 여러분들이 이런 심정을 밖으로 대변할 것이 아니라, 속으로 뛰어 들어가 이런 심정을 녹여주고 덮어 주어야 할 정권의 주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드배치는 필요한데 우리 지역에는 안 된다는 생각을 정권의 실세들이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적과 대치된 상황에서 자신이 살려고 뒤로 물러나는 지휘관과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랫동안 국가를 운영한 주체세력입니다. 대구경북은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한 역사의 주인공 지역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더더욱 정치적 주인의식을 가져야할 분들입니다. 여러분 선배 지도자들의 한탄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사드 배치지역에 대한 국책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를 마련하라“는 요구가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지역민들은 그렇게 주장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여러분들은 그러시면 안 됩니다. 전자파 피해 등 별것도 아닌 일을 부풀려서 영남권 신공항에서 놓친 것들을 만회하고자 하시는 것인가요? 대통령은 얼마 전 7조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대구공항 이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제 의원님들은 타당성도 검토하지 않고 도로도 더 놓고 다리도 더 놓으라고 하실 셈인가요? 성주 군민들에게 무더기 지원금을 뿌리라고 하실 건가요? 그러면 지역의 아픔이 해결되는가요? 대한민국 경제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미래 어둡습니다. 대한민국 집권세력의 어른들이 국가위기를 발목 잡아 지역이익을 챙기려고 나서면 되겠습니까?

  
국민들은 국가를 지켜주고, 그래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수 있는 집권세력을 원합니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어느 정도는 버릴 수도 있는 정치인을 원합니다. 대구 경북 의원님들께 아룁니다. 빨리 주인의식을 가진 집권세력으로서 국가위기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 주십시오. 정부 관리들에게만 설득작업을 맡기지 말고, 돌팔매를 각오하고라도 설득작업의 최 일선에 나서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해결할 테니 국민 여러분은 안심 하십시오.’ 하는 멋진 의원님들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집권세력이 하나가 되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어 미국, 중국, 북한에 멋지게 대응하게 해 주십시오. 그것이 정권 잡은 실세 정치인들의 바른 모습입니다. 그리고 다음 정권도 창출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선사연, 2016.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