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1 내 마음의 구덩이 하나 외진 산비탈 조그만 구덩이 하나 외로운 길 서성이던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비어 있어도 가득한 한숨 뻥 뚫린 내 마음의 구덩이 하나 정붙인 꽃나무 누가 옮겨 갔는가 품안에 맞으려던 꽃봄은 오는데 속살 드러난 조그만 구덩이 하나 바닥에 깔려 있는 눈물방울 같은 낙엽들 알 수 없는 아픔의 끝 낙엽으로라도 상처 덮으려고 지난 밤, 속절없는 바람은 그렇게 몸부림쳤나 보다 무너진 구덩이 속 부스러진 세월 남은 마음 있으려나 한 움큼 더 파본다 어쩌다 잡히는 건 숨멈춘 잔 뿌리들 파고 또 파내어 보아도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마음의 흔적들 아무리 파내어도 파낼 수 없는 그대 마음 아무것도 모르는 꽃봄은 오는데 2009. 8.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