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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눈물 속의 웃음

이제는 떠난다는 말
차마 하지도 못하고
제풀에 마음이 아팠는지
붉어지는 눈동자

흥건한 갈색 파도
나를 늘 반기던 큰 눈동자는
힘없이 한 번 감기더니
슬픈 바다가 되어
일렁이다가, 넘실대다가
내 눈으로 한없이 넘쳐오는 파도

우리는 서로 허공을 보며
휩쓸려가는 아픔과 원망을
모르는 채 외면하였다

나는 울지 않아야지
그래도 흐르는 눈물 위에
거짓 웃음을 띄우며
아무렇게나 나오는 부질없는 말

눈물바다에 떠있는
우리의 뿌리없는 웃음은
곧 스러질
연잎 위의 방울, 이슬방울

가슴 속엔 하염없이 쏟아지는
작달비 장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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