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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활동

이임사

오늘 2년 1개월의 장관직을 마치고 이임을 했습니다.
이렇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분들의 협조와 격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여기에 이임사를 새벽편지로 대신하여 보냅니다.





******** 이임사*****

존경하는 농림어업인과 식품산업인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농림수산식품 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열정을 다했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직을 떠나려 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간은 참으로 알차고 행복했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 자연과 함께”하는 농림수산식품 발전계획을 담은 비전2020을 설정하고, 농수협개혁을 포함해 농어업선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식품산업과 생명산업도 첨단미래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으며, 과학기술지원제도와 금융지원제도 등 농어업을 강하게 만들 인프라도 체계화 했습니다. 그리고 농식품 수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우리 농어업인과 농림수산식품 가족들의 노고와 땀의 결실입니다. 미진한 부분은 여러분의 열정으로 마저 채워 나가시길 부탁드립니다. 후임 유정복 장관님의 폭넓은 실무경험과 정치적 경륜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습니다. 일을 잘하려는 욕심에 우리 직원들에게 너무 엄한 모습을 보이고 가까이 못하지 않았나,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나 하는 걱정이 남습니다. 제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모두 풀어버리고 지나가는 시간에 다 흘려버렸으면 합니다. 또 사랑하는 동료들을 불의의 사고로 가슴에 묻어야 했던 일은 두고두고 상처로 남을 것입니다.

취임하면서 저는 강한 농림수산식품산업, 강한 농어업인, 강한 농림수산식품부를 만들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고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 농어업과 농어업인, 농림수산식품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자긍심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살아남기 위하여’란 책에서 향후 10년은 불안의 시대라고 진단했습니다. 누구나 평생 일을 해야 할 것이며, 장래에 대한 불안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아탈리는 불안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수칙 일곱 가지 중 첫째로 자긍심을 꼽았습니다. 자신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긍심은 끊임없이 자신을 성장시키고 개혁하며, 자신이 현재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쉼 없이 더 나은 존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둘째는 열정입니다. 일본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어려운 문제를 풀 열쇠는 재능이 아니라 열정에서 비롯된다”고 했습니다. 지식이 조금 부족하고 재능이 떨어지더라도 ‘어떻게든 이 일을 완성하겠다’는 열의가 있으면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열정은 또 자석이 철을 끌어당기듯 생각지 못한 주위 사람들의 힘을 끌어당긴다고 했습니다.

셋째는 불굴의 의지입니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의 간판급 공격수였던 다리오 실바는 2006년 차 사고로 다리가 절단되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축구선수에게 다리의 절단은 절망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나에겐 두 팔이 있다’며 카누 선수로 데뷔해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 중에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다리오 실바처럼 태풍같은 어려움도 이겨내고 더 단단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약한 비바람에도 좌절하고 무너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루과이는 다리오 실바와 같은 선수가 있기 때문에 인구 350만명의 작은 나라임에도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우승하는 축구강국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농어업인과 농림수산식품 가족들도 다리오 실바처럼 어떠한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농어업 강국으로 발전시키는 주역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한 동네에서 태어나는 것이 5천겁의 인연이라면 우리는 뜻을 같이하는 동지로 만났으니 5천겁은 넘는다 하겠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인연이 서로를 격려하고 울타리가 되어 서로를 성장시키고, 농림수산식품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이제 현직에서 떠나지만 앞으로도 농림수산식품산업 발전에 미력을 다하겠습니다.

한비야씨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에서 이렇게 자신을 돌아봅니다. “오늘도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는가? 가벼운 바람에도 성난 불꽃처럼 타오르는 내 열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소진하고 소진했을 지라도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기꺼이 쏟고 싶은 그 일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저를 움직이고 저를 타오르게 했던 열정은 농어민과 농어촌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미력하나마 저의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쏟고 싶은 그 일도 농림수산식품산업을 강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는 여름에 만났습니다. 그리고 가을을 위해 일했습니다. 풍성한 결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꿈꾸던 미래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시 한수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여름의 수고>

봄의 꽃은

여름을 지나

가을의 열매가 된다

풍요의 결실

가을의 열매는

여름의 뙤약볕 그리고 땀

여름의 폭풍우 그리고 눈물

가을의 열매는

모든 여름을 품고 있다

강렬했던 뙤약볕 그리고 땀

치열했던 폭풍우 그리고 눈물

***********

감사합니다.

2010년 8월 30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장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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