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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세상

실력에 관하여

 우리나라 축구는 유난히 기복이 심하다. 지난번 월드컵에서는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이기는 기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당연히 이겨야 할 시합에서 패배하는 경우도 잦다. 한 마디로 한국축구의 실력이 부실하고, 과학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선수를 선발하면서 정실에 좌우되거나 실력 있는 감독을 초빙하면서 모양내기에 급급하면 안 된다. 연습을 과학적으로 치밀하게 해야 한다. 의욕만 앞서고 땀만 흘리면 효율이 떨어진다. 꿈나무들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모든 과정들이 합리적으로 진행돼야 성과가 난다. 실력은 일을 해내는 능력이다. 늘 어느 정도 일정한 결과가 예상되어야 실력이다.

실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난다. 평등하지 않다. 공부를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모든 면에서 실력에는 차이가 난다. 음악공부를 수십 년 하면, 누구나 베토벤이 되고 모차르트가 될 수 있을까? 바둑공부를 수십 년 하면, 누구나 국수가 될 수 있을까? 축구나 골프 등 운동선수들도 사람에 따라 실력의 우열이 크다. 우선 재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능력이 비슷해도 노력을 해야 실력이 향상된다. 뛰어난 성과를 내는 챔피언들이나 국수들은 천재들이다. 천재들은 특유한 재능이 있고, 자신을 쥐어짜는 노력으로 매진한다.

간혹 함량 미달의 장관들이 있다는 비난을 접한다. 장관은 특별한 시험을 거친다기 보다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실력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이 임명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장관이나 대기업의 대표 등 사회에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사람들은 실력이 있어야 한다. 고위직일수록 더 그렇다. 이순신장군은 23전 23승의 전쟁영웅이다. 적국인 일본에서도 존경하고 세계가 경탄하는 명장이다. 조선해군은 이순신장군 휘하에서는 연전연승하였으나, 원균장군이 대신 지휘했던 칠전량해전에서는 대패하면서 궤멸되었다. 왜 그랬을까? 지휘자의 실력 때문이다. 조정은 뒤늦게 이순신장군을 백의종군시켰다. 이순신장군은 보란 듯이 명량에서 13척의 군선과 패잔병을 이끌고 130여 척이 넘는 함선과 수만의 일본해군을 궤멸시켰다.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실력이 사람에 따라 얼마나 다른지를 웅변적으로 말해 주는 사례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의 천재이다. 전쟁은 병사들의 숫자나 화력에만 좌우되지 않는다. 지휘자의 실력이 결정적이다. 전쟁만이 그럴까?

와신상담의 주인공인 월나라의 구천과 오나라의 부차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구천은 부차의 아버지를 죽였다. 부차는 원수를 갚기 위해 장작 위에서 잠을 자며 극기하면서 원한을 불태웠다. 결국 오나라의 부차는 구천을 물리치고 승리를 했다. 패전한 구천은 살아남기 위해 부차의 노예가 되기로 작정했다. 구천은 쓸개를 씹으며 굴욕을 견디어냈다. 패배자 구천은 천재인 충신 범려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하지만, 승자인 부차는 간신 백비에게 휘둘려 주색에 빠지고 충신 오자서를 자결시키는 등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결국 부차는 구천에게 다시 패배하여 목숨을 잃고, 오나라는 멸망한다. 국가의 명운이 결국은 왕과 신하들의 실력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소수의 몽골족은 위대한 지도자 징기스칸에 의해서 세계를 제패했다. 그 후에는 약소국으로 돌아갔다. 징기스칸이 계속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국가는 선거에 의해 리더를 뽑는다. 실력보다는 인기 있는 사람이 선거에서 선택된다. 실력도 있고 인기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우중정치로 실패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국가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지도자는 선거로 선임하더라도, 국정에 실력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현대 선진국가의 정부제도는 선거에서 야기되는 정치화의 비중을 가급적 제한되도록 행정체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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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소기업투데이(http://www.sbiz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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