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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기도 지금까지 덧없이 방황하였나이다 이제 작을지라도 가까운 것에 정성을 쏟게 하시되 어느 것에 집착하지 않게 하시고 그러나 가슴 떨리는 열정을 식지 않게 하소서 이제는 이별과 불행과 실패와 죽음이 삶의 과정임을 이해하게 해 주시고 그런 속에서 나에게 한을 남긴 모든 이를 용서하게 하시되 그러나 용서한 후에 번뇌하지 않게 하소서 지금까지 욕망이 넘쳐 눈멀었으며 단지 그것만으로 불행해진 적도 있었나이다 이제는 내 부족함을 더 채워 달라고만 기도하지 않고 내 가진 것으로 필요한 이에게 베풀게 하시고 다른 이의 아픔에 같이 우는 마음을 주소서 가끔은 자존심 때문에 가끔은 의로움 때문에 큰 것을 잃을 수 있게 하시되 그러나 잃은 것을 아쉬워하지 않게 하소서 먼 미래의 모습을 뚜렷이 보게 하시고 언제든 나를 태워 밝힐 .. 더보기
동백을 보내며 사랑하는 너에게 동백 화분을 보낸다 모두가 지고 간 외로운 겨울 더 푸르러지는 동백을 보며 우리의 강렬했던 여름을 생각하라 끝내는 겨울을 이기고 눈발 속에서 피어날 동백꽃을 보며 우리의 참았던 바램을 되돌아보라 추울수록 더 파래지는 하늘이 좋아서 추울수록 더 고운 꽃을 피우는 동백을 보낸다 타오르는 내 붉은 마음 이 동백이 피울 꽃에서 보라 더보기
남아 있는 것을 모두 태워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운 갈색 눈동자여 우리 다시 돌아갑시다 뙤약볕 7월로 솟구치는 푸르름으로 햇볕이 얼마 남지 않은 이제는 마무리를 위한 시간 충동일지라도 억제하지 맙시다 삶으로 정제된 마음 그 속에 일어나는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남아 있는 것을 모두 태워 숯이 되지 맙시다 재도 되지 맙시다 남아 있는 것은 오직 밝은 빛이 되게 합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