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56 배려는 사랑의 출발 어떤 아주머니의 이야기입니다. 그 아주머니는 혼자 사는 노인들을 집으로 모셔다 드릴 때, 집 앞에서 헤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안까지 함께 들어가서 잠시 이야기라도 나누다가 나온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혼자서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는 것이 외로움을 실감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어두운 밤에 노인들이 혼자서 빈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은 외로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안겨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우리 부모님까지도 깜깜한 밤중에 혼자서 문을 열게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이 작은 일을 왜 우리는 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조금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인데,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느끼고, .. 2009. 9. 4. 겨울에도 자라는 나무 겨울에도 자라는 나무 사랑하는 K에게, 지난번 갑작스레 큰 어려움이 다가온 자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몰랐었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었고 그것이 지금도 내 마음을 아프게 하네.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그 침묵은 자네에게 무관심으로 이해되는 것 같아 또 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네. 나는 속으로 힘없는 넋두리만 했었네. 사람이 살다보면 좋은 일도 일어나고, 나쁜 일도 일어나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네. 불행하게도 자네에게는 짧은 기간에 나쁜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쳐 왔었지. 당사자인 자네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자네의 그 큰 아픔을 덜어 줄 수 있는 묘안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마음으로만 안타까워했을 뿐이었네. 이제 다소 늦었지만 사랑하는 자네에게 조그마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자 .. 2009. 9. 4. 그림자 평생 내 옆에 있어도 나 외로울 때 침묵하고 어두울 때 두려워 숨는구나 내 속마음 알만도 한데 나 싸울 때 누워있구나 나와 함께 살아도 내 편이 될 수 없는 너 2009. 9. 4. 눈물 속의 웃음 이제는 떠난다는 말 차마 하지도 못하고 제풀에 마음이 아팠는지 붉어지는 눈동자 흥건한 갈색 파도 나를 늘 반기던 큰 눈동자는 힘없이 한 번 감기더니 슬픈 바다가 되어 일렁이다가, 넘실대다가 내 눈으로 한없이 넘쳐오는 파도 우리는 서로 허공을 보며 휩쓸려가는 아픔과 원망을 모르는 채 외면하였다 나는 울지 않아야지 그래도 흐르는 눈물 위에 거짓 웃음을 띄우며 아무렇게나 나오는 부질없는 말 눈물바다에 떠있는 우리의 뿌리없는 웃음은 곧 스러질 연잎 위의 방울, 이슬방울 가슴 속엔 하염없이 쏟아지는 작달비 장대비 2009. 8. 27. 바스러지는 과거 한입에 바스러지는 비스켓 물 한 모금 먹으면 바스러지는 과거도 달콤해지려나 2009. 8. 27. 울지 않는 바람 바람은 소리내지 않는다 슬퍼도 소리내어 울지 않는다 그래서 문풍지가 울어준다 그래서 대나무숲이 울어준다 그래서 그 슬픔을 아는 파도가 울어 주는 것이다 떠나 가면서 슬퍼도 울지 않은 그대 그래서 내가 소리내어 운다 2009. 8. 27.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