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30 향나무가 되리라 나는 한 그루 향나무가 되리라 구불거리며 더디 자라도 좋아라 한 시절 피는 꽃에만 향기를 담는 그런 나무는 되지 않으리라 깊은 향내 온 몸에 녹아들어 줄기가 되고 뿌리가 되어서 사철 온 산에 은은한 향기로 스며나리라 그러다가 쪼개지고 그리고 태워지면 더 진한 향기를 뿜고 그래서 재가 되어도 마냥 향기를 풍기는 그런 한 그루 향나무가 되리라 2009. 8. 27. 사랑했던 마음 사랑에 검게 타버린 내 마음아 너는 타다가 남은 재가 아니다 언젠가 연기도 불꽃도 내지 않고 다시 뜨겁게 타오를 참숯 한 덩이 2009. 8. 27. 보내는 마음 꼭두새벽 그대 간다기에 얼 나간 내 가슴팍 열어 젖혀 솟구치는 마음 한 보자기 싼다 길가다 외로우면 내 마음 꺼내 먹고 지치고 피곤하면 이불로 덮으라고 집히는 대로 큰놈부터 한 보자기 싼다 싸고 나니 서운해서 꼬옥 맨 매듭 다시 풀어 조그만 마음까지 몇 놈 더 싼다 내 가슴 허전해서인가 싸는 매듭 자꾸만 풀어지는 것은 2009. 8. 27. 찌그러진 주전자 가스레인지 위의 찌그러진 주전자 본래 네 모습이면 이토록 정이 갈까 살면서 찌그러지는 인생 2009. 8. 27. 본다는 것 어두울수록 더 많은 별을 본다 밝음 속에서 보지 못하던 것을 어두움 속에서 더 밝게 본다 2009. 8. 27. 그리운 사랑 사랑하는 너의 마음은 잡히지 않는 저 건너 아지랑이 가까이 다가서면 느껴질 듯 따스함 내일은 끝내 오늘이 되지만 사랑하는 너의 마음은 항상 내일 사랑이여 날들은 가고 또 가지만 내 마음 속 천 년을 꿈꾸는 한 그루 나무는 설렘과 그리움을 나이테로 남기네 2009. 8. 27.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 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