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30

동백을 보내며 사랑하는 너에게 동백 화분을 보낸다 모두가 지고 간 외로운 겨울 더 푸르러지는 동백을 보며 우리의 강렬했던 여름을 생각하라 끝내는 겨울을 이기고 눈발 속에서 피어날 동백꽃을 보며 우리의 참았던 바램을 되돌아보라 추울수록 더 파래지는 하늘이 좋아서 추울수록 더 고운 꽃을 피우는 동백을 보낸다 타오르는 내 붉은 마음 이 동백이 피울 꽃에서 보라 2009. 8. 27.
남아 있는 것을 모두 태워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운 갈색 눈동자여 우리 다시 돌아갑시다 뙤약볕 7월로 솟구치는 푸르름으로 햇볕이 얼마 남지 않은 이제는 마무리를 위한 시간 충동일지라도 억제하지 맙시다 삶으로 정제된 마음 그 속에 일어나는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남아 있는 것을 모두 태워 숯이 되지 맙시다 재도 되지 맙시다 남아 있는 것은 오직 밝은 빛이 되게 합시다 2009. 8. 27.
살아 보면 살아 보면 가슴아프게 울었던 일이 우스워지기도 하고 살아 보면 너무 좋아 황홀했던 일이 덧없어지기도 하고 살아 보면 사는 것을 알게 되고 살아 보면 또 사는 것을 모르게 되기도 하고 2009. 8. 27.
사진을 찍으며 사진을 찍으며 웃으라 한다 마음이 괴로워도 애써 웃어 본다 세월 지나 사진 보면 행복한 시간으로 되어 있을까 2009. 8. 27.
편지 너는 말을 아껴서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없고 나를 생각한다는 말도 없구나 그러나 정성 들여 눌러 쓴 자리자리에는 너의 맥박이 숨쉬고 있어서 너의 체취가 담겨 있어서 만지기 위해 읽고 보기 위해 또 읽는다 편지를 건네며 눈을 감추던 너처럼 나는 편지를 내 가슴에 감춘다 2009. 8. 27.
가을아 가을아 가시 돋친 밤송이도 쉽게 여는 가을아 가시 없는 님의 가슴 열기 더 쉬울 거야 새침데기 수줍은 가슴 잠시라도 열어 주렴 알밤 같은 그 마음 조금이라도 볼 수 있게 2009. 8. 27.